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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다니는 교회... 그리고 다시 기도하고 생각해보는 함께 잘 다니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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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함께 잘 다니는 교회 (5)  “교회의 88만원 세대  (2)”                Sep 10, 2013



들어가며


교회의 88만원 세대 (1)을 쓴 지가 2년 반 전이다.  2년 반 동안 (2)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간혹하기는 했지만, 예전같은 간절함이 엷어져갔고 내 안에 기대감이 사라져갔다.  아예 '다시함께 잘 다니는 교회" 시리즈 자체를 2년 넘게 글 쓰지 못했다.  그렇다고 글을 일부러 안쓰려고 했던 것도 아닌다.  그동안 또 많은 일이 있었었다.  그러다가 한달전 즈음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이 블로그에 교회의 88만원 세대 (1)  글이 "명예훼손"을 했다고 하면서 게시물을 삭제요청한다는 것이었다. 신고자는 분당중앙교회의 대리단체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라는 곳이라고 했다. 나는 명예훼손을 할만한 글을 쓴적이 없는 것 같아 다음의 권리침해센터에 가서 문의를 하려고 갔더니 휴대폰인증 혹은 아이핀 인증을 하라는데... 저야 뭐 미쿡에 살고있으니 한국휴대폰이 없고, 아이핀인증이라는 것은 처음 보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없었다.  한국은 참 이렇게 불편하구나 하는 생각과 티스토리를 떠나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백업한 자료가 있어 다시 (1)편을 올리고 나서 더 미루기전에 최소 (2)편만은 써보도록 하자 라고 생각하고 우선 자리에 앉았다.  


(1)편에서는 88만원(혹은 그보다 좀 적은 액수)을 받는 평신도 사역자에 대한 글이고, 이번 글에서는 교회내의 88만원 세대의 핵심인 부교역자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전도사나 레지던트 과정을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법학대학원, 의학대학원, 신학대학원... 이 세곳의 공통점은 전문대학원이라는 점 외에도 학비가 무척 비싸고 장학금의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나서 졸업하고 나서는 공통적으로 라이센스를 따거나 딸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의대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의 인턴과 레지던트의 삶이 한국에서 보던 예비의사들의 삶과 아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랐다.  물론 한국만큼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이 비인권적이고 비정상적인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 노동의 강도는 미국의 다른 어떤 직업보다 심하면서 최하의 임금을 받고 수직적인 체계에서 쫓겨나지 않기위해 매진하는 모습은 한국과 그리 다른 것 같이 않아 보였다.  왜 그럴까?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아니 세계 어디에서나 의사는 가장 존경받고 고수입과 명예가 보장되는 직업인데...  왜 이들은 진짜 의사로 데뷔하기 전에 이렇게 '학대'받고 '고통' 당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렇게 비정상적인 모습을 그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물론 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추측하기로는 이 비정상적이고 고통스러운 '정해진' 시기가 지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게 되고, 그리고 나서 그들이 받게되는 명예와 금전적인 보상을 생각하면 단 2-3년의 (혹은 3-5년)의 인턴, 레지던트의 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몇 년간의 과정동안 노동조합을 규합해서 단체운동을 벌이기 보다는 비인격적인 대우와 최하의 임금을 받고 견디기만 하면 이전과는 비할 수 없는 '보장된 영광' 을 기다리는 것이 더 이익이지 않을까?  확실하게 보장되는 미래가 오기만 한다면야...  지금의 그통은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군대를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2년 2개월만 견디면 확실히 제대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전도사님들도  이와 상황이 비슷하다.  신대원 3년을 졸업하면 교단마다 다르지만 몇년간의 전도사 (강도사)의 시절을 보내고 안수를 받는다.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거나 어느정도 규모의 교회에 담임목사로 청빙받기 전까지는 너무나도 비인간적, 비인격적인 대우와 쥐꼬리만한 보수에 만족하며 온갖 노동력을 교회에,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담임 목사에게 제공하면서 무조건 충성을 해야 한다.  왜 그럴까?  그들도 담임목사가 되면 확실하게 보장된 미래가 오기 때문일까?  하지만... 전문의와 달리 목사는 목사라고 다 존경받고 고소득을 보장받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이름을 들어본 목사들, 연소득 1억의 너끈히 벌어들이면서, 자신이 소싯적에 똥구르마 끌었다고 자기 간증에 취해 사소한 곳에 목숨을 수시로 거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예비담임 목사님은 그렇게 되지 못한다.  그렇게 대우를 해주는 중대형 교회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요즘에는 그 수도 줄어들고 있으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주변에서 가끔 나이가 30대 후반, 아니 40대와 50대,,,  심지어 60대에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목사의 길을 걷는 분들을 볼 수 있다. 김두식 교수의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나가던 어떤 사람이 사업에 실패하고 갑자기 하나님의 위해 살겠다고 신학교로 들어가는 스토리가 기독교방송이나 극동방송 라디오에 늘 나온다는 이야기...  근데 왜 불교나 천주교 혹은 다른 종교에서는 나이들어 사역자의 길을 걷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뒤늦게 사역자의 길을 걷는 분들이 유달리 개신교에서는 많은 것일까?   위에서 언급한,  뒤늦게 나이들어 법조인, 의사의 길을 걷겠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데, 이 왜 나이들어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가 되겠다는 사람은 그렇게 많을까?  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나이들어 뒤늦게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사람은 없을까?


역시 잘은 모르지만, 쉽게 생각해보면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의대 (혹은 의학전문대학원)이나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은 쉽지않다.  경쟁률도 높고 이른바 문과와 이과의 가장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가는 곳인데...  나이들어 머리도 굳어졌는데 그들과 경쟁해서 대학원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들어간다고 해도 나이가 어느정도 있으면 가정이 있어 가족을 부양을 해야하는데...  공부하면서 가족들을 부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학비는 일반대학원의 몇배가 된다.  한마디로 나이들어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 '의사가 되겠어' 혹은 '변호사가 되겠어.' 라고 잘 결심하지는 않는다.  현실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다.  천주교의 경우, 아무나 신부나 수녀님이 될 수 없다.  소수중에 소수가 엄격한 심사로 뽑혀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그 과정은 처음부터 수련의 과정이 된다.  30대가 넘어 신부와 수녀가 될 수 있는 길이 없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불교의 스님이나 비구니는 아예 머리를 깎고 출가를 하는 것이니 (삶 자체를 벗어나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더 이상 말할 바가 아니다.  물론 나이들어 얼마든지 머리밀고 스님이 될 수는 있지만 기독교 사역자와는 달리 속세를 떠나야 한다. 


신학대학원은 다르다.  물론 몇몇 신학대학원의 M.Div. 과정은 경쟁도 치열하다고는 하지만 의대와 법대에 비할 바는 아니며... 무엇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수많은 신학대학원이 즐비해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나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신학대학원이라고 하면 너무 과장일까?  어쨌든 들어가기가 어렵지 않다.   게다가 들어가기만 하면, 아니 신대원 합격소식을 듣자마자 그 날로 바로 '전도사님'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교회에서 사역을 할 수 있다.   주로 주말과 주일에 교회에서 '사역'을 하면서 부교역자로의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서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충분한 액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길은 있다.   풀타임으로 공부해도 살아남기 힘든 법대, 의대 대학원과는 달리 신대원 학생들은 거의 모두가 사역을 한다.  


그렇다고 신학이 의학이나 법학보다 공부하기가 쉬운가?  글쌔... 내가 보고 듣기로는 가장 어려운 학문으로 늘 손가락으로 꼽히는 학문은 신학이다.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가장 방대하고 깊이가 측량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혹자는 학문의 제왕이라고 한다.)   물론 신대원은 학문으로 신학을 한다라기 보다는 전문사역자를 키워내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방대하고 심오한 신학이 결코 쉬워지지는 않는다.   미쿡에서도 가장 공부가 어렵고 그 기간이 길기로 유명한 분야가 신학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학박사라고 하면 우선 고개 숙인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시다.  (한국의 많은 유명한 목사님들이 가지고 있는 수업을 듣고 시간만 때우며 받는 목회학 박사들은 예외다.  - 물론 정말 어렵고 힘든 제대로 된 목회학 박사도 있지만...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 )   기본적으로 헬라어 히브리어에 각종 외국어는 기본으로 깔고 공부해야 하는 신학에 대해서는, 독일에서 신학박사를 하기위해 시간이 너무 걸려 학위 중간에 의사 자격증,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오는 신학박사과정 학생들도 있었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로 대신한다. 



나가면서


글이 길어질 것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다.  --;;  일단 길이 길어져서 여기서 자르고 (3)편에서는 부교역자들의 실상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너무 글이 길어지면 쓰기도 읽기도 힘든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도 글이 너무 거칠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나도 그 앞에 있는 (3)편의 즐거움을 위하여 (2)편의 과정을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할란다.  ㅎㅎ


*어떤 태클이나 문제제기를 환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기에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고있다.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로스쿨쪽도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쪽은 너무 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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